청암대학교 재일코리안연구소, 한국연구재단 대학중점연구소 지원사업 선정

2018. 09.30(일) 23:10

[순천/아침신문]이문석기자 = 청암대학교(총장 서형원) 재일코리안연구소(소장 정희선)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2018 인문사회분야 대학중점연구소 학술지원사업’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에 2018년 9월부터 2024년 8월까지 6년간 총 12억 원 이상의 사업비를 지원받게 됐다.

 교육부에서 2005년부터 시작한 인문사회분야 대학중점연구소 지원사업은 대학부설연구소를 대학 내 연구거점으로 육성해 대학의 전반적 연구역량을 강화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전문대학은 대학중점연구소로 선정된 사례가 없었는데, 이번에 청암대학교 재일코리안연구소가 최초로 선정됨으로써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희선 소장(호텔항공서비스과 교수)을 만나 재일코리안연구소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누었다.

♧ 정희선 소장님 반갑습니다. 그리고 이번 학술지원사업 선정을 먼저 축하드립니다.
△ 예. 안녕하세요.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축하 인사는 제가 아니라 우리 연구원들이 받아야할 것 같습니다. 사실 이번 선정의 결과는 우리 연구원들이 함께 주제를 구상하고 토론하면서 만들어낸 작품이거든요.

♧ 이야기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게 되었네요. 그러면 먼저 ‘2018 인문사회분야 대학중점연구소 학술지원사업’은 어떤 사업인가요?
△ 대학중점연구소 학술지원사업은 대학부설연구소의 특성화 및 전문화를 지원하여 대학 내 연구거점으로 육성하고, 나아가 대학의 전반적 연구역량을 강화하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 그런데 학계에서는 이번 청암대가 선정된 것에 대하여 대단히 큰 이변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왜 그런가요?
△ 그것은 지금까지 전문대학이 대학중점연구소로 선정된 사례가 전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선정된 대학을 살펴보면 서울대, 안동대, 연세대, 경희대, 동국대, 한양대 등 대다수 11개 학교가 4년제 대학 연구소들이며, 전문대학에서는 우리 대학의 재일코리안연구소가 유일하거든요.

그간 전문대학의 연구가 미흡하다는 편견만 버린다면 전문대학에서도 좋은 연구자와 연구결과가 많이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 그러면 이번에 선정된 연구주제에 대하여 설명해 주시죠.
△ 이번 연구주제는 공론화를 거쳐 ‘한국의 근대기획과 신체정치’로 신체를 핵심 고리로 삼아 ‘한국적 근대’의 실체를 해명하고, 동시에 신체를 둘러싼 위생보건정책과 의료문화가 변화하는 과정을 탐색하여 질병의 사회사와 돌봄의 문화를 유기적으로 파악하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이 연구는 인문학과 관광학, 철학, 의학, 간호학의 융합이라는 학문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보일 것이라는 점이서 기대 이상의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 같습니다.

♧ 신체정치라는 말이 조금 낯설기도 한데 혹시 신체정치에 대하여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 한마디로 설명을 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신체정치는 신체를 핵심 고리로 삼아 이를 바탕으로 ‘한국적 근대’의 실체를 해명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즉 신체를 개인의 위치에서가 아니라 국가가 정치의 수단과 방법으로 어떻게 활용하였는가를 연구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메르스 사태에서 보았듯이 현대에서는 신체적 질병도 개인적인 사안으로 국한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유럽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페스트 전염병의 사태와 같이 개인의 차원을 넘어 국가가 인간의 신체를 어떻게 관리하고 위생보건정책으로 발전시켰는가를 살펴보자는 것입니다.

사실 이를 융복합적으로 비교 분석하는 것이 무척 힘들겠지만 최대한 노력하면 좋은 결과를 맺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 개인적인 견해를 전제로 한다면 위안부 문제도 정치나 행정의 입장에서만 고착하지 않고, 더 나아가 일본제국주의가 국가적 관점에서 어떻게 접근하고 관리하였는가 하는 문제에 대하여 접근해보면 일본 국가나 국민들도 새로운 반성의 요인으로 인정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 일본 731부대의 생체실험의 문제도 국가적 의도라는 새로운 각도에서 접근이 가능하지나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어렵겠지만 도전할 가치가 있지 않겠어요?

♧ 이번 연구는 몇 명의 연구원이 참여하는 프로젝트인가요?
△ 이번 연구에는 연구책임자인 저를 비롯하여 전임연구인력 3명, 공동연구원 6명 등 총 10명이 함께 참여합니다.

향후 6년간 ‘계몽의 기획과 신체’, ‘지식장의 변동과 공중위생’, ‘건강담론과 사회정책’, ‘<체력은 국력> 전시의 신체’, ‘세균의 과학, 의료의 군사화’, ‘간호와 원호의 국가정책’이라는 세부 연구주제와 관련하여 창의적이고 심도 있는 활동을 할 것입니다.

그리고 매년 국내외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이를 토대로 학술총서 및 자료총서를 체계적으로 발간할 계획이죠.
   
♧ 학계 일부에서는 이번 재일코리안연구소의 선정에 대해 이변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동안 남다른 노력으로 실력을 갖추었던 것은 아닌가요? 재일코리안연구소는 어떤 연구소인가요?
△ 저희 연구소는 청암대학교가 국제화 시대에 글로벌 경쟁력을 추구하고자 하는 교육이념에 발맞추어 지난 2010년 4월에 설립한 교책연구소입니다.

설립 다음해인 2011년에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 특정분야 기획연구 '해외한인연구'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5년간 7억 원의 연구비를 받으면서 한국과 일본 양국의 학계로부터 깊은 관심을 받아왔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프로젝트에 일본의 현역 대학교수 5명이 우리 연구원으로 참여하였는데, 그 중 재일동포 문제로 유명한 동경대 도노무라 마사루 교수와 교토대 미즈노 나오키 교수가 적극적으로 활동하였습니다.

이로 인하여 우리 연구소는 단숨에 국제적 연구 역량과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음을 인정받았고, 글로벌 경쟁력과 지명도를 갖춘 국제적 연구소로 부상하였습니다.

♧ 그러면 이미 2011년부터 국제적 명성을 얻었던 것으로 해석해도 되겠네요. 
△ 네. 이 연구는 ‘재일코리안 디아스포라 100년’이라는 테마로 ‘재일코리안의 이주와 정주, 생활문화와 변용, 현재와 미래’ 등 각종 재일동포 문제를 특화한 것입니다. 이로 인하여 국내 유일의 재일코리안 전문 연구기관으로 인정받았던 것이죠.

♧ 연구소의 다른 사업도 소개해 주실까요? 
△ 앞에서 말한 사업 이외에도 재일동포에 관한 사업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인천 이민사박물관과 공동으로 ‘재일동포 민족교육’ 전시회를 주관하였으며, 재일동포의 구술사업, 재일동포 민족교육 실태조사, 세계한민족대전 편집사업 중 일본편 연구, 관동대지진 연구 등 지난 7년간 20여 차례의 연구를 진행하였으며, 이에 약 20억 원 이상의 연구비를 지원받기도 하였습니다.

♧ 연구소에서 출판한 저서도 상당하겠군요? 
△ 재일코리안 디아스포라의 형성 등 5권의 연구총서, 재일동포 구술집 3권, 자료총서 6권과 재일코리안사전 등 번역서 5권과 우리 연구원들의 개인저서 20여권 등 총 40여권의 저서들을 발간하였습니다.

♧ 그 밖에 연구소의 에피소드나 소개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 크게 두 가지로 말씀을 드릴까합니다. 첫째는 조금 전에 이야기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재일코리안 디아스포라 100년’을 연구하면서 2014년과 2016년 두 번에 걸쳐서 최우수 연구보고서로 선정된 것입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매년 액 300여개의 정책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는데, 그 중에 최우수보고서로 계속해서 선정되기는 결코 쉽지 않다고들 하는데 우리 연구원들 노력으로 매우 훌륭한 결실을 맺었다고 생각합니다.

   둘째는 재일동포들이 기증한 23,000여 권의 재일코리안 관련 도서를 갖춘 ‘금수문고’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금수문고는 일본 효고현 아마가사키시에서 우리 동포인 윤용길 대표와 박종명 고문이 중심이 되어 1987년부터 운영하는 일본 최대의 재일동포 전문도서관이었습니다.

그런데 고국에서도 100년의 역사를 지닌 재일동포 문제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심정으로 저희 연구소에 일본 각 지역에서 수집한 23,000여 점의 도서와 북한과 일본 유물 300여 점을 기중한 것입니다.

♧ 끝으로 그동안의 소회를 한 말씀 해주시죠. 
△ 재일코리안연구소는 이번 대학중점연구소 선정을 계기로 연구지평을 보다 확장시키고 더 많은 연구 성과를 창출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한 단계 더 발전된 모습으로 학문 연구와 사회적 확산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연구 성과 올리시길 기원하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성원바랍니다.

이문석 jlms1024@hanmail.net        이문석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