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자 할 수 없이 낼부텀은 문 걸어 비씨고 자는 수뿐이 없는디 낼 아직에는 울 할무니 어찔랑고?
평생을 삼서 누가 밥 때가 되서 들어서먼 그냥 안보내고 이녁 자시던 거라도 다시 따둑기리 갖고 한 숫구락이라도 믹이 보내야 맘 편해라 허던 성질에 배곯던 시절에도 그래도 끼니는 안 거르고 살아농깨 항시 때 되먼 밥 한그럭 정도는 넉넉허니 헌다.

근디 손이 맨날 오는 것도 아니고 봉깨 식은밥 한그럭은 때마다 남아서 춥을 직애는 숭닝물 부 논 솥단지 안에다가 밥주개를 걸치서 물 안 가개 엉거 놓고, 날이 선선허덩가 더불 직애는 찬장 안에나 복짓개 엎어서 여 놓덩가 볼쌀 바구리 안에 여서 실겅에 달아 놓덩가 했다.

그 식은밥 덩거리는 새 밥을 지 갖고 끓으먼 욱에 언짓다가 따신 짐을 씨 갖고 할무니나 어무니 모가치로 자시는디 건석 중에서 누가 나가서 묵고 오덩가 뜽금없이 묵을 거시 생기먼 식은밥이 많이 쳐지고 그럴 직애는 우리들 모가치도 식은밥이 앵기지는디 그때마다 “몇 십년을 하루 삼세끼 밥을 험서 그것도 딱딱 몬 맞추고 냉가서 씩은밥만 묵소?” 허고 떨븐 소리도 많이 했는디 나이 들어 참말로 밥 하나는 딱딱 잘 맞추는 각시랑 살아봉깨 그거이 좋은 것만도 아니더구만!

그런 할무니가 몇 년 전부텀 집 앞에 나락 숭거 묵던 달뱅이 논배미에 감낭구를 숭거 삐리고 가실이 돼도 나락 꼬타리 한 개도 안 메고 들어옹깨 애가 타는지 맨날 드나듬서 “뭘 묵고 살라고 나락도 안 숭구고 이리 존 땅을 묵하서 어찌까 이~!” 허고 군담을 해 싼다.

논 스무나무 마지기먼 작은 것은 아닌디 가진 논배미란 거시 싹 다 봉답 달뱅이 삿갓배미뿐이다 봉깨 일은 논두덕 해 부치는 일부텀 시작해서 모 숭구는 품이나 뭐나 넘보다 배나 더 심이 드는디 근다고 소출이 들논 맹키로 나냐 허먼 그것도 아니라서 감낭구 매화낭구 숭거 뿔고 나락 안 숭군 지가 삼사년 되는디 그래도 채동우에 묵을 쌀이사 안 떨구고 사다 여 놓는디도 재 놓고 묵던 가마니가 안 배깅깨 애가 타 죽것는 모냥이다.

그 때부텀 누가 와 갖고 밥때가 되는디도 안 가고 있으먼 “우리는 인자 농사도 안징깨 쌀도 사다 묵는디 밥은 집이 가 묵으이다 이~!”  험서 언능 안강가 시퍼서 어디 이우제 놀로도 안 가고 뺑뺑 돌다가 와서 말리 끄터리 쭉담에 벗어 논 신을 세보고 험서 애를 터주는디 늘그막에 노망이 나서 정구없는 지서리를 헌다 시퍼서 “아따! 할무니 밥 궁길까니 그리 애를 터자 쌌소? 가만 들어 가 기시먼 밥 해 놓고 부를팅깨 그러고 댕기지 마시시이다!”  해도 대답은 “아이! 이 사람들이 싹 다 밥 묵고 간다냐?” 허고 어먼 소리를 험서 영 맘을 못 놓는다.

그러던 할무니도 시방은 쬐끔 덜 애를 터주는디 가실이 되먼 이왕지사 사 묵을껑깨 댓 가마니씩 사다가 식당방에다가 재 놓고 묵응깨 인자는 맘이 쬐끔 놓이는가 잘 아는 손님이 오먼 “집이 쌀 많응깨 밥 해 주라 해 갖고 묵고 가이다!” 허는 소리도 헐 줄 안다.

평생을 맘 놓고 쌀밥 한그럭 못 묵고 살아 오다가(그 때는 쌀이 넉넉하게 있는 부잣집에서도 하얀 쌀밥만 먹으면 마치 죄 짓는 것 같은 기분이 들고 그랬다.) 쌀을 풀매를 치는 시상이 됐는디도 생각은 항시 저 먼디 몬춤 살았던 시상을 벗어나덜 못허고 있는디 어찌 요새 배부른 아그들인 뽈시로 그 시상으로 넘어가서 그 배 곯던 시절을 알라고나 헐꺼나!

한 집이 삼시롱 한솥밥을 묵고 항꾸내 잠시롱 서로 말을 허는디도 젝제금 생각은 세월의 강을 넘지 못허고 케케묵은 군둥내 나는 소리나 허는 할무니나 씨잘떼기 없는 하꼬짝이나 보둠고 히히덕기리고 사는 아그들이나 항꾸내 사는 디도 말이 안 통헐 때가 더 많다.

근디 좋은 때를 맞차 나서 호강허고 아깐 거 없이 사는 거시 좋은 건지, 세나푸치나 없어 갖고 오만 거시 다 귀허고 오지고 맛내던 때를 산 거시 좋은 건지는 나도 각단이 안서는디, 하늘만큼 땅만큼 먼 것 거튼 세월이 불과 엊그제그만 해도.......!

한 집이서 4대가 상깨 생각도 네 동가린디 그래도 할무니랑 어무니 아부지랑 새끼들이 항꾸내 지지고 볶아감서 상깨 이런 정개라도 해 보고 사는 나가 복 많은 놈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