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에 나가서 일을 허고 들어 서는디, 울엄니 집 들어 가는 질 갓에 있는 텃밭에 들앙거서 조근조근허니 풀들을 매 재끼고 있는디... "아따! 엄니 여그는 기냥 냅또 뿌랑깨 기언치 매 재끼요?" "욱에 취나물 밭이 아직도 질어 자빠졌더마는 거그나 매제 여그까지 와서 어장 내 뿌요!"

나가 속을 태우거나 말거나 풀이 찌들어 갖고 베기 싫응깨 엄니가 맘 묵고 들앙거서 매 재끼는 디는 이길 재간이 없다.

사정사정해서 보돕시 나서기는 해도 볼쑤로 반치나 매 재끼 삐맀는디, 엄니 풀 매고 나간 디를 가만 봉깨 언재 거그다가 씨를 헛칬던가 취너물 이파리들이 볼금볼금허니 어우러져 있는디, 그 걸 채리 봉깨 남치기라고 해서 맘 놀 처지가 아닌상 시푼디 큰 일이네!
남은 놈들이라도 챙길라먼 나가 미리 쓸 놈만 냉가 놓고 엥간헌 놈들은 쥐 뜯는 수 빽끼 없는디, 그거시 언능 여개가 안 낭깨 탈이제!

암튼 눈만 뜨먼 밭에 나앙거서 풀들허고 쌈을 해 재끼는디, 너른 밭을 다 맽기 노먼 한도 끝도 없어서 반치나 울을 쳐서 짐승들을 풀어 놔 삐리도 워낙에 밭떼기가 너르다 봉깨 일년내내 죽것다 쌈서도 기를 쓰고 매 내는디... 그리 매 내도 돌아 서먼 금새 또 풀밭이그마!

근다고 풀약이라도 쳐 뿔먼 우선은 설허제마는 그거시 난중에 나올 새끼들까지 조재긴당깨 언능 손대기도 겁나고, 우선 나 주뎅이에 들어가는 것이 더 겁낭깨 고상이 되고 쌈을 험서라도 전디야제 뭐!
풀밭 속에 역부로 숭글라먼 잘 안되꺼그만 해도 제비꽃들이 어찌나 잘 뻔치서 쩔어 있는지 매재끼기도 아까바서 한 소쿠리 쥐뜯어다가, "어이! 이거 좀 데치서 무치 주고 남는 거는 몰라서 묵너물 좀 맹글아 보소!" 허고 각시헌티 딜이 밍깨, "어디서 또 요찹스런 거는 해다가 성을 가시까 이~! 나는 이런 거 묵고 죽기 싫크마이다!" "아따! 누가 이녁보고 묵으라 헝까? 이거시 묵어도 된당깨 나가 맛이나 좀 알아 볼라고 글그마! 나가 묵어 보고 안 죽으먼 그때사 묵던가 말던가 허고 성가시나따나 좀 맹글아 주게! 쌔 삐린 거 내뿔기도 안 아까붕가?"

저녁 밥상에 제비꽃너물이 한 접시가 올리 졌는디, 장금이가 수랏간에서 나랏님헌티 올리는 음석 맛 알아 보덱끼 한 젯그락 찝어 물고 찬찬허니 씹어 봉깨, '허어! 그거 보기 보담은 보들보들허네 야!' 이파리는 보드랍고 들큼헌 맛도 있는디 약간 미끄덩기리그마! 낫으로 비 갖고 대충 개리 놔 농깨 지댐헌 쭐거리까지 다 무친거라 대는 쬐끔 씹히는 맛이 있고 뒷맛은 쌉쌀허네!
그래도 씀바귀나 꼬들빼기보담은 상구 나승깨 데치서 바로 무치 묵는 거 보담은 데치 몰라 놨다가 너물 귀헐 직애 내 묵으먼 쓰것다 시퍼서, "어이! 묵어도 안 죽것능깨 이녁도 맛이나 좀 봐 보게!" 했더마는 각시도, "뭔 맛인가는 모르것는디 보드라바서 밥 비비 묵으먼 괘않컷네요!" 헌다. "그러제? 보드란 순만 따먼 아욱국 맹키로 국도 낋이 묵을만 허것그마!"

뽀똣헌 촌 살림에 거십 한가지는 해결된 상 시풍깨 잘 맹글아 놨다가 해나라도 누가 오먼 '제비꽃 비빔밥' 맹글아 줌서 생색 좀 내도 괘않컷제? 인자 엄니헌티 맛 배기 갖고 이것도 잘 크먼 돈 되는 겅깨 매지 말고 냅두라고 허까? 글먼 꼬이 넘어 갈랑가 모르것네!

근디 보돕시 한쪽 막아놓고 낭깨 인자 아부지가 낫으로 각단지개 설거지를 해 삐리는디..... 에구 여그서는 까딱허먼 다리 몽뎅이 뿐질라 지껑깨 말도 못허것고 기냥 나가 보따리 싸 들고 엥기 가는 수빽끼 없그마!
그래도 곰탁곰탁 꽃들이 숨어서 핑깨 가는 놈은 가고 오는 놈은 오는디... 아그들 빠끔살이 허는 거 맹키로 요찹허니 해 놓고 장난 되신허니 허고 사는 디를 뭐 별난 귀경거리나 된다고 물 건너 바다 건너 먼 나라 호주 사람들까지 보것다고 들어 성깨 반갑고 아짐찮허기는 헌디, 나가 통 그짝 말을 못 헝깨 쬐까니 답답허기는 해도 기냥 기분은 괘않크마
우리가 못 키우것다고 든내 삐린 딸내미를 하나 거돠 딜이 갖고 키우다 봉깨 딸내미 나라를 알고 잡아서 일년 동안 들어와 있씀서 매구 치는 것도 배우고 여그저그 댕김서 이것저것 많이 보고 배우고 댕긴다는 사람인디, 낼이먼 주구 나라로 가껀디 진작부텀 전주기만 허다가 보돕시 여개를 내서 왔다고 들어서는디 영판 반갑네야!

우리도 제대로 못허는 지서리를 허는 맘이 어찌나 부끄랍고 미안코 아짐찮허던지 따땃헌 정심이라도 한 끼니 대접허고 잡아서 괴깃덤벵이도 좀 꿉고 너물새들도 있는 거 없는 거 다 장만 해 갖고 양판떼기로 비비서 앵기 농깨 까탈 안 직이고 맛내라고 잘 묵어 줘서 쬐까니라도 덜 서운커마!
바뿐 짬을 내 갖고 송별회를 겸해서 잠시라도 재미나개 놀다 가 중깨 좋기는 헌디, 만나자 이별이라서 너무 서운허기는 허그마는 사람 연이 이서 진다먼 또 못 본다고는 못 허것제!

근디 앞으로는 다 이저삐린 꼬부랑말 공부를 대그빡 싸매고 다시 시작해야 허는 거 아닌가 모르것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