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단순하면서도 맛나게 먹는법은 데쳐서 무쳐먹는 것. 모듬나물이라 여러 가지 맛이 한입에서 아우성 칩니다. 처음 모듬나물을 먹을 때에는 두세가지 나물이 적당한것은. 그래야만 그 나물의 맛을 확실히 음미할 수가 있기 때문이지요.

씀바귀는 쌉쓰름한 맛을 민들레는 씁슬한 맛을 원추리 방가지똥은 아삭아삭 그리고 상큼향 전해오는 냉이 풍부하고 달콤한 질감의 쑥부쟁이 담백 달큰한 뽀리뺑이 생긴것도 다르고 맛도 다 제각각이지요

방가지똥은 흡사 엉겅퀴와 비슷하게 생겨 가시에 찔릴까봐 걱정이 되는데 데치면 톱니잎이 아주 부드러워지니 걱정없으며 아직 재배되지는 않지만 나물로서 가히 최고라 할만합니다

이마에 땀방울이 맺혀 막걸리 한잔 생각날 때 깨끗이 씻어 전을 지져내면 입안가득 봄이 들어와 색다른 맛을 경험할 수 있을것입니다

어떠신가요 이만하면 축제에 잘 오셨다 할만하지요 그런데 여기가 끝이 아닙니다 또 있습니다 한번더 기웃거려 보세요

냉이는 꽃대가 올라올 무렵이면 뿌리가 억세집니다 그때 뿌리를 깨끗이 씻어 차로 우려마시면 빛깔과 향이 아주 좋아서 머릿속까지 맑아집니다

쑥부쟁이는 꽃이 필 무렵쯤이면 나물로 먹던 기억을 잊을만 할겁니다 이때에도 겨울에도 먹고 싶다면 무성하게 자랐을 때 많이 뜯어다 데쳐서 말려 묵나물로 해 놓으면 반찬이 궁할때도 손님이 왔을때도 별미로 그만입니다

민들레도 뿌리째 캐어 묵나물처럼 해놓고 먹거나 약용으로도 쓰임새가 다양해 참 고마운 나물입니다 그러고 보니 요즘 사람들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건강’이 빠지지 않지요

어떤 음식이 우리 몸 어디에 좋다 어떤 식물이 특정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 등등 많이 들 이야기 합니다 그래서 실제로 그 음식 식물이 많이들 찾아지지요

그런데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몸에 좋은 음식만 찾기 보다는 아무 음식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는 것은 어떨까요?

관심을 갖기 위해서는 작은 관찰력이 필요하겠지요 늘 걷던 길에도 어느날 문득 눈에 들어올겁니다 풀 한포기 벌레 돌멩이 그리고 나에게 음식을 만들어 주는 물기 묻은 손.

밥상에 둘러 앉은 식구들 모두가 감사하고 고마운 존재들입니다
이 봄에 한번쯤 가족과 함께 가까운 들판을 찾아 소풍을 가 보면 어떨까요
마구 들떠 떠들썩한 대지의 숨결을 받은 초록천사를 만나보면요
그래서 아주 잠깐동안 들여다 보세요 정성을 다해서.

각자 저마다 개성있는 모양새로 당당하게 뿌리를 박고 하늘을 향해 있는 생명이 있을 겁니다 이렇게 작은 관찰력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 마음으로 세상을 보며 산다면 굳이 몸에 좋은 음식만을 찾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합니다 내속에 이미 강력한 항상성의 힘이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