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지를 문화적 과학적 여가적으로 큰 가치가 있는 자원으로 인식하여 이 자원을 손실할 경우 회복할 수 없다는 것에 인식하고 현재와 미래를 위해 습지의 침식과 손실을 막는 것이 목적인 람사협약에 2006년 1월 연안습지로는 전국최초로 가입된 순천만, 특히 2003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이 되면서 보존하고 보호하는 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자연생태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모든 자연보호 시설이 그렇듯이 순천만 역시 보호와 개발이라는 이중적인 관계 속에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많은 사람들의 편의를 위한다는 목적으로 행해지는 무분별한 개발과 앞 뒤 생각지도 않고 무조건적으로 만들어지고 행해지는 시설물들, 특히 근래에 새롭게 만들어진 갈대탐방열차 같은 경우 그저 눈앞에 이익만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되어 진다.

자전거를 이용하여 순천만을 돌아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자전거 도로, 그러나 이 좁은 길로 자전거와 갈대탐방열차가 지나가는 길로 현재 이용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운동을 하거나 산책을 하러 오신 많은 수의 시민들이 열차가 지나갈 때마다 아슬아슬하게 갓길에 붙어 열차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도로의 주변에 안전지역을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본지 취재진이 직접 자전거를 타고 지나갔을 때는 피할 수 있는 곳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뒤로 물러 나와야 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물론 무조건적인 자연의 보존만이 최고라고 할 수는 없다. 적정한 수준의 개발이 있어야만 발전도 있고 또 많은 수의 관광객들이 찾아옴으로써 널리 알릴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엔 순천만이 보호지역으로 지정될 수 밖 에 없었던 본래의 의미와 취지가 점점 퇴색되어 가면서, 습지를 관찰하고 연구하는 학습의 장으로 거듭나는 것이 아니라 순천만이 마치 어느 유명 관광지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이 앞서는게 사실이다.

동외동에서 순천만까지 자전거를 이용 운동을 오신다는 할아버지‘너무 비좁은 도로 때문에 매우 위험하고,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러왔는데 오히려 사고의 위험으로 건강이 나빠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이는 순천시민의 휴식처 역할을 톡톡히 해주던 순천만을 발전이라는 미명아래 시민을 배려해야하는 모습은 전혀 없이, 무조건적인 관광인프라만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으로 비춰지며, 이는 10월에 예정되어있는 많은 지역축제를 위해 그저 눈앞에 보여지는 부분만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모습이며, 정작 순천만을 생활터전으로 살아가고 있는 많은 시민들의 편의 시설엔 뒷전인 순천시의 어눌한 행정 처리를 비판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순천만의 변화에 대해 근본적인 연구와 노력없이는 몇 십 년 안에 생명이 살아 숨쉬는 순천만이 아닌 죽어버린 순천만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런 천해의 자연환경을 보다 미래 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많은 연구와 노력이 함께해 지금 보다 더 발전된 순천만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