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과정에서 자칫 간과하기 쉬운 문제가 있다. 소위 말하는 ‘나무를 보돼 숲을 보지 못하는 우(愚)를 범하지 않을까 염려된다.

전남을 대표하는 동부권의 3도시에서 ‘친구 따라 강남간다’는 속담처럼 경쟁적으로 2012년여수세계박람회와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 이어 2014년에는 광양시에서 문화엑스포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영암군에서 개최된 F1그랑프리에 대한 후유증이 만만치 않아 재정자립도가 전국 최하위권 수준인 이 지방에서 과연 천문학적 재원을 들인 이벤트의 효과에 대한 찬반론이 거세다. 보는 시각에 따라 엇갈린 견해가 따라 결론을 내리긴 쉽진 않으나 ‘영암2010F1그랑프리’는 준비 부족과 운영미숙에 따른 부분에서 결코 자유스러울 수 없기 때문이다.
 
시민 모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창조도시의 시도는 문화전체가 도시의 발전과 재생의 전략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총체적인 형태의 문화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문화예술 등의 개별분야에 대한 지원이라기보다는 도시의 문화관련 자원을 도시발전을 위한 수단으로 생각한다는 점에서 실용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눈에 보이는 사업은 잦은 이벤트나 국제회의의 개최 등 도시 전체의 이미지를 향상시키고 경제적 효과도 기대되는 것들이 중심이 되기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라는 이름으로 도시의 다양한 주체들이 모여서 장기적인 전략을 구상하고 실천한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눈앞에 다가온 2012여수세계박람회와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물론 2014년에 광양시에서 계획하고 있는 문화엑스포 관계자는 이미 그 결과가 드러난 ‘영암2010F1그랑프리’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꼼꼼히 점검하고 그에 따른 준비를 해야 한다.

자칫 겉모양에 현혹돼 본질을 망각하는 실수를 결코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무한경쟁의 시대는 오늘의 작은 과오를 다시 되돌리기에 여러 가지 사정이 너무 어려우며 이는 곧 한 지역의 미래를 좌우하게 되기 때문에 모 항공사 광고의 문구에 나오는 ‘한번 쏟아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는 覆水不返盆’과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경구를 깊이 생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