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순천교육청을 방문한 이모(43, 여)씨의 하소연이다.

비좁은 주차 공간 탓에 순천교육청(교육장 김종숙) 내 주차장은 물론이고 그 주변도로가 평일에는 주차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차장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민원과 상관없는 주변상가를 찾은 차량들이 독차지하고 있고 장애인 주차구역에는 버젓이 일반차량이 차지하고 있다.

점심시간에는 주변 식당을 찾은 차량들까지 겹쳐 교육청 입구 도로는 양방향 통행도 불가능할 정도다. 민원인이 교육청 내 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하려면 30여분은 기다려야 주차가 가능할 정도지만, 순천교육청은 좁은 주차장 탓만 하면서 뒷짐만 지고 있다.

장애인주차구역 불법 주차문제에 대해 교육청 관리과 직원은 “순천시가 관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 책임까지 순천시에 떠넘겨 빈축을 사고 있다. 하지만 이곳의 관리 및 단속권은 엄연히 교육청이다. 취재가 계속되자 교육청 조모 관리과장은 뒤늦게 “책임을 인정한다”면서도 주차관리에 대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관계자는 “일반차량이 주차되어 있으면 장애인은 사실상 주차하지 말라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라며 “정부가 솔선수범해 법을 지켜야 하고 모든 공공건물의 편의시설 점검 등 장애인 차별근절에 앞장서야 한다”고 밝혔다.

장애인자동차 표시를 부착했다 할지라도 장애인이 직접 운전하지 않거나, 탑승하지 않으면 모두 위반이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위반시에는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에 의해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순천교육청 주차장의 장애인주차구역 안내표지판도 규격 위반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표지판 규격은 가로 70cm, 세로 60cm에 지면에서 1.5m 높이로 잘 보이는 곳에 설치해야 한다. 또 관련법률에선 ‘공공건물은 주차대수의 2~4% 범위 안에서 장애인의 주차수요를 감안해 지자체의 조례가 정하는 비율이상 장애인 전용주차장을 설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도 ‘장애인보조기구(장애인의 활동을 돕기 위한 자동차 포함)등의 정당한 사용을 방해하는 경우는 장애인 차별’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순천시가 적발한 장애인주차 위반건수는 900여건이나 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12월 일제단속기간에는 120여건을 단속해 102건은 과태료를 부과했다. 지난해 보건복지가족부는 장애인복지사업안내를 통해 "장애인주차구역 관리를 철저하게 홍보하겠다"고 말했지만, 정작 일선 관공서에선 이를 외면하고 있어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와 단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