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민들의 마음속엔 “부자아빠나 졸부”들에게 경멸성 시샘을 보내지만 부러움의 대상이며 어쩌면 소시민 모두가 그들을 성공모델로 삼고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일까? 그 들의 성공담을 담은 책들은 베스트셀러가 되고 “나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사회적인 풍조 속에서 너도 나도 주식, 펀드, 부동산투자에 나서면서 우리사회를 부자되기 열풍 속으로 몰아넣은 적이 있다.

그러나 부자되기 열풍이 불었어도 소시민들은 베스트셀러의 주인공처럼 부자되기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어서 대다수가 부자아빠나 부동산졸부들 처럼 성공신화를 만들기는 커녕 쓰라린 실패담과 상처만 남긴 채 서서히 무대에서 퇴장하였다.

그러나 아직도 소시민들 중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이란 무대에서 화려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부자 꿈을 버리지 못한 사람들도 많다. 한 때 소시민들은 친지들의 입택이나 개업을 하게 되면 축하화환에 “축 발전” 대신 “부자되세요”라는 문구가 유행했는데 돈벌기 무대에서 주연도 조연도 되지 못한 안타까움을 이런 방법으로 표현하며 위안을 삼았는지도 모르겠다.

부동산투기의 기원은?
우리 사회에서 졸부들의 탄생과 이들의 투기대행진의 기원은 아마도 우리나라가 산업사회로 진입하면서부터 일 것이다. 도시지역의 산업화로 인구의 도시 집중과 도시지역의 토지수요 급증으로 인해 개발지역에서 농사짓던 땅 주인은 자기가 땅 부자인지도 몰랐는데 수년 전에 집 나갔던 마누라가 먼저 알고 집으로 돌아왔다는 우스개소리가 생겨나기도 했다.

개발지역 주민들은 지가가 올라가니 팔고 잡은 대토(땅을 팔고 대신 다른 땅을 사는 것)를 웃돈 얹어 파는 방법이 반복되면서 어느덧 경력도 화려하고 노하우도 보유한 부동산업자로 변신한 것이다.

이들은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부동산신화의 무대에서 조연 역할을 한 사람들이겠고 진짜 주인공으로 비난을 받아야 할 사람들은 투기자본을 끌어 모아 각종 개발정보를 이용하여 전국을 부동산투기열풍으로 몰아넣어 원금의 몇 배에서 몇 십배 까지 이익을 챙긴 졸부들서 이들은 소시민들의 내집갖기 의지를 꺽어 버리고 자기들이 연출과 주연을 겸한 부동산투기시장에서 국민들까지 조연이나 관객으로 등장시켰다.

요즘처럼 부동산거래규제에 시장까지 경기침체의 늪 속에서는 허우적대는 지금 실감이 안 나는 이야기겠지만. 부동산의 미등기전매에 대한 처벌규정도 없었고 부동산매매에 대한 규제도 느슨하고 양도소득세에 대한 부담도 적었던 부동산 투기천국시대에 졸부들의 전성시대로 수도권 및 대도시주변에서 지방의 중소도시 그리고 산골과 무인도까지도 돈 되는 곳이라면 전국 어디든지 휩쓸고 다니면서 엄청난 거래차익을 남겼는데 지금 이 시대에는 아파트 미분양이 경기침체와 가계부채의 원인이 될 줄을 그 때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 우리가 이해관계 없이 구경만 할수 있는 구경꾼이라면 정말 재미있는 구경거리 세상인 것 같다.

이것도 부동산투기열풍의 휴유증?
요즘 선출직 후보자나 고위공직자 청문회에 후보자의 부동산투기 의혹이 단골메뉴로 등장하여 곤혹을 치룬 사람들을 보게 된다. 특히 부동산투기 여부가 불분명한 애매한 사인일수록 “투기다”, “아니다” 라는 공방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곤 한다. 하지만 시즌이 지나고 나면 공방의 당사자 뿐 아니라 관객들인 국민들 까지도 잊어버린다. 이는 부동산투기문제가 당시의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필요에 따라 거론하고 필요에 따라 잊으려고 한 것이 아닌지?

그러나 가끔은 부동산투기 구설수로 여론의 비판과 국민들의 눈총을 감당하지 못하고 더 높은 출세의 길목에서 낙마한 분들이 “땅은 임자가 따로 있다”는 선조들이 우리에게 남긴 격언의 의미를 일찍 깨달았었다면 공직에서 물러나거나 중도 하차하는 불상사는 격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 선조들도 부동산투기를 했을까?
“땅은 임자가 따로 있다”는 우리 선조들의 땅을 인간의 동반자로 생각하고 인간과 자연을 하나로 여겼던 것이다. 이처럼 자연을 삶의 동반자로 여겼던 우리 선조들은 이웃이 어려운 형편으로 어쩔 수 없이 땅을 파는 경우라면 절대 땅값을 내려치는 흥정은 하지 않았고 집안이 망해서 땅을 파는 경우는 오히려 값을 시세보다 더 높이 쳐서 사주는 미덕을 베풀었다.

20 여년 전 필자가 사무실을 개설할 무렵만 해도 우리 선조들의 이런 미덕이 우리 가슴속에 전해져서 필요한 물건이 법원 경매시장에 경매물건으로 나왔어도 망해가는 집 땅 싸게 먹는 것은 이웃의 도리가 아니라면서 응찰하는 것 조차 꺼렸었다.

그러나 근래에는 우리 선조들의 자연과 더불어 함께 사는 친환경적인 사상과 이웃의 마음을 헤아리는 미덕은 온데 간데 없고 이용하기보다는 거래차익을 남기기 위한 재테크 목적만이 존재하는 것 같다.

땅을 재테크의 수단으로 여기는 요즘 사람들에게 우리 선조들의 땅에 대한 사상과 미덕을 이야기 한다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 아마도 “아침 잘 못 먹었니?” 아니면 “너나 잘 하세요” 라는 핀잔을 들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