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특히 전남지역에서 이렇게 전업형 관광지 개발사업을 서두르는 이유는 무었인가? 가장 중요한 이유로는 전남권이 그간 타 지역에 비해 산업화가 상대적으로 지체된 지역으로 자연환경 이외에 특별히 내세울만한 자원이나 기존의 산업적 기반이 매우 취약하다는 한계로부터 비롯된다. 그러나 이러한 지역자체의 내재적 문제로부터 출발한 각종의 관광개발사업은 처음의 의욕과는 달리 그 추진과정상에 있어서 여러 난관에 봉착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이렇게 부정적인 징후가 나타나는 것은 전남지역 관광잠재력의 객관적인 평가 없이 지역경제의 활성화라는 명분을 지나치게 강조한 것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정교하고 치밀하게 분석되지 못하고 명분에 사로잡힌 개발사업, 사전에 철저하게 점검되지 못한 경제성 및 시장분석 등이 중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상을 전제로 했을 때, 순천시의 경우 그간 전남 자체 내에서 조차 관광개발사업계획의 핵심에서 벗어나 있음을 알 수 있다. 변변한 대단위 리조트 시설이나 숙박시설을 포함한 관광기반시설에 대한 조성계획도 수립되어 있는 것이 없어 인근 지역의 기대에 찬 모습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온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이와 같은 상대적 소외감이 지역실정에 맞는 체계적인 관광개발 사업을 위한 기회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성공적인 관광개발을 위한 잠재력의 측면에서 보면, 순천시는 매우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지역이다. 산과 바다, 강을 모두 포괄하고 있는 천혜의 자연조건, 승보사찰 송광사와 태고총림 선암사, 살아 있는 민속마을인 순천낙안읍성 등을 두루 아우르고 있는 문화적 여건, 우리나라를 대표할만한 생태계의 보고(寶庫)인 순천만으로 상징되는 환경·생태적 조건 등이 전남지역 중 가장 도시화율이 높아 상대적으로 유리한 시장환경 등과 조화를 이루어 고품격의 차별화 된 관광지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다.

이와 같은 기대는 향후의 관광행태가 과거의 경유형, 관람형 위주의 소극적 의미에서 벗어나 참여형, 체류형, 체험형 위주의 동적인 관광의 형태로 진화하고 있음에 기인한다. 구체적으로 최근의 관광환경이 선진국을 중심으로 새로운 관광형태의 유형인 문화, 역사, 취미 등을 목적으로 한 특수목적관광(S. I. T : Special Interest Tourism)지향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순천시가 이러한 미래지향적 관광행태의 추이에 가장 근접해 있는 지역임을 알 수 있게 한다.

따라서 지역개발전략의 선택을 관광산업에 둔다고 할지라도 물리적 개발을 결코 서둘러서는 안되고 목표와 방향을 정한 후 체계적으로 개발하여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즉 관광개발은 매우 신중하게 진행이 되어야 하며 더욱이 재정자립도가 낮고 사회기반시설이 아직도 상대적으로 열악한 순천지역의 관광개발은 하드웨어 위주의 관광지 개발에 앞서 소프트웨어 위주의 관광상품개발 단계를 거쳐야 한다는 점진적이고 유연한 개발전략을 수립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즉, 관광상품개발만이 관광개발이라는 것은 아니나 자원개발이 아직 현재화하지 않았거나 시장성과 접근성이 여타 지역에 비해 뚜렷한 차별성을 갖고 있지 않다면 조급한 관광지 개발은 개발로 인한 후유증만을 남긴 채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매우 높음이 상기의 예에서 증명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