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순천에서 개최되는 어느 예술 축제에 조그만 파장이 일고 있다.
일반적으로 어느 축제를 막론하고 이를 주관하는 중심부와 이와 관련하여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주변부가 있기 마련이다.
문제의 발단은 중심부의 ‘독선(?)’에 이의를 제기하는 주변부에 보이지 않는 압력을 가하는 중심부의 행위에 대해 울분을 느낀 주변부의 ‘힘 없는 자’의 기자회견과 투고 등의 항변으로 일파만파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로 말미암아 지역예술인의 단합과 이를 통해 지역예술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예술적 공명(, resonance)으로  이어져야 할 축제가 자칫 심각한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오히려 ‘어떤 면에서 퇴보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전통적인 가치와 질서는 급변하는 현대사회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다양한 집단들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고, 사회의 소외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의 생존권과 평등을 보장하라는 공론이 점차 힘을 얻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태도가 오늘날 사회문제를 보는 기본적인 관점이다. 그러나 다양한 집단들이 주장하는 집단 이기심을 사회문제라 하지 않는다. 집단 이기심과 사회문제는 일반시민들의 관심의 정도에 차이가 있다.

현존하는 가치, 도덕, 사회구조 등 전반적인 사회질서는 ‘지금까지’의 사회를 지탱할 수 있는 가치와 도덕일 뿐, 변화하는 미래사회의 가치와 도덕으로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사회는 새로운 가치와 도덕, 질서를 필요로 한다. 특히 현대사회와 같이 역동적이고 다양한 사회에서는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합의하는 특정 단일한 가치와 도덕적 질서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양한 집단들은 다양한 가치를 주장하고, 사회는 이 다양한 주장들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이 변화하는 사회의 역동성이 다양한 집단들의 주장과 이익의 마찰을 가져오고 있고, 사회는 그것들을 잘 다듬고 조율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사회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회문제는 미래지향적인 사회의 정상적인 현상으로 보아야 한다. 이 때 사용하는 ‘문제’라는 말은 ‘골칫거리’나 ‘되도록 피하고 싶은’이라는 뜻이 아니다. ‘관심을 필요로 하는’, 또는 공론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이라는 뜻이다.
앞으로 우리는 ‘문제’라는 말을 대상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공론을 통해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는 공적 문제(public issue)로 받아들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