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6백만원의 공사 견적 가운데 나주시 지원금은 1천4백여만원. 출향향우가 5백여만원을 보태긴 했지만,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인건비와 업체 이윤을 절감할 수 있어, 계산상으로만 주민들의 ‘땀의 결실’값어치는 4천5백여만원에 달했다.

석해마을 주민들의 이 같은 노력은 크고 작은 마을 숙원사업을 해결해나가는 방법론에서, 행정의 전폭적인 지원만을 기대하는 대부분의 주민의식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점이 주목 받고 있다.

‘마을 숙원사업=행정이 해결’이라는 의식이 심화되면서 소소한 작은 사업은 물론 ‘마을 근처에 마구잡이로 버려진 쓰레기 처리까지도 행정기관이 나서 치워야 한다’는 주민들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마을 숙원사업=주민이 먼저 해결’이라는 주체의식을 몸소 실천했기 때문이다.

임성훈 나주시장도 이달 초 석해마을 주민들과의 현장대화에서 이 같은 사업추진 내용을 전해들은 뒤 “‘주민과 행정이 한마음으로 안팎에서 노력하면 아무리 어려운 일도 해결할 수 있다’는 ‘啐啄同時(줄탁동시)’의 수범사례”라고 극찬했다.

임성훈 시장은 “행정의 부족한 예산 지원만을 마냥 기다리지 않고 마을의 현안사업을 청년회를 중심으로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 사례를 널리 알리는 한편 행정의 각 분야에서 적용하는 방안마련을 실무진에게 당부했다.

석해마을의 김동열 이장은 “어려운 시 재정 여건상 한꺼번에 예산지원이 어려울 것 같아 주민들이 뜻을 모아 청년회원들을 중심으로, 하루에 10여명씩 무더위 속에서도 땀을 흘려가며 공사를 해서 완성했다”며 “마을 주민들의 노동력과 적은 경비로 큰 사업을 이뤄 냄으로써 주민들간 단합과 보람은 어느 마을 보다 나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동열 이장은 또 “마을 주민들의 직접 참여뿐만 아니라 출향 향우들이 마을발전을 위해 거금을 흔쾌하게 기부해서 사업추진에 가속도가 붙었다”며 “마을을 위해 애써주신 분들의 공을 기리고 마을 전통으로 남기고자 공덕비를 건립하여 높은 뜻을 전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한편 임성훈 나주시장은 영농현장이나 사업장을 직접 방문해서 어려움을 청취하는 ‘1일 1마을 방문 현장대화’를 통해 주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체감행정을 펼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