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함께 순천시는 시장이 국회의원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를 하는 바람에 오는 4월 11일 실시되는 국회의원선거와 함께 시장을 선출하는 보궐선거까지 해야 한다. 이로 말미암아 순천시에는 요즘 때 아닌 선량군이 나타나 저마다 자신을 알리기 위해 체감 온도가 영하 10도 가까이 내려가는 60년만의 한파에도 불구하고 아침 출근 길목을 지키고 인사를 하는 가하면, 이런저런 행사로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명함을 뿌리며 시민의 표심을 붙들기 위해 안간 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10여 명의 시장후보가 거론되면서 실제 선관위에 등록한 예비후보가 10명이나 되는 후보홍수로 시민들은 시장 예비후보의 이름을 기억하기 조차 버거운 상태다.

국회의원과 시장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올 4월 선거에서 예전과 달라진 풍경으로 카카오 톡과 페이스북, 이메일 등 온라인상에서 불특정 다수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SNS(Social Networking Service)를 이용한 선거운동이 활발해진 것을 들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후보마다 SNS를 이용하여 지역발전과 복지 등 톡톡 튀는 다양한 정책을 제시하면서 시민들 사이에 회자되는 있는데, 중요한 것은 대체적인 시민들의 반응이 ‘글쎄요?’라는 데 있다. 이처럼 시민들이 후보자의 공약(公約)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회의적 반응을 나타내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으뜸인 이유는 지난 1995년부터 지금까지 진행된 지방선거에 나선 입후보자는 물론 당선자들이 시민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선거철만 되면 나타나서 현란한 경력(?)을 앞세우고 고개를 숙이며 ‘지역과 시민을 위해서’ 스스로 최적임자임을 내세웠던 입후보자들이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침묵을 지키는 경우를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심지어 어떤 후보는 선거가 끝나면 지역에서 아예 얼굴조차 볼 수 없다가 선거철이 되면 또 다시 슬그머니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보니 시민들은 후보자들이 하는 말이나 정책에 대해 믿음을 가지지 못하는 것이다.

한편 사회학자들은 미래사회의 성장 동력을 도로와 철도 등 사회기반시설이 어느 정도 확충되면서 그동안 주력했던 사회간접자본(SOC)보다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협력과 사회적 거래를 촉진시키는 일체의 신뢰, 규범 등 사회적 자산을 포괄하는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경쟁력이 강조되는 지방화시대에서 지역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체장에 대한 지역민의 신뢰도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기성 정치인의 거짓말에 식상하기도 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바쁜 유권자들은 정치인에 대해 무관심으로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시민의 손으로 직접 대표자를 선출하는 대의민주주의의 지방자치제에서 단순히 외면하는 것으로는 곤란하다. 책임을 다 하지 못하는 정치인으로 인해 파생되는 폐해는 오롯이 유권자에게 돌아온다. 때문에 유권자 스스로 최소한 옥석(玉石)을 가려내기 위한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관심을 갖고 누가 진정성을 갖고 있으며, 달콤한 사탕발림으로 현혹하여  ‘겉으로는 훌륭한 듯이 내세우지만 속은 보잘것없음’을 이르는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는 말처럼 양의 머리를 걸어 놓고 실제로는 개고기를 파는 지 구분해야 한다. 한 때 유행했던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라는 광고카피처럼 우리의 선택 여하에 따라 ‘시간을 되돌렸음’ 하는 후회를 할 것인지, 아닌지‘는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공동 책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