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반증이라는 하는 듯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순천시지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시장은 표 강매하지 말라고 했는데 일부 면장과 동장은 이장과 통장에게 할당하고, 반상회 때 표 몇 십장씩 사야된다고 결의하면 표는 팔리겠지만....’ ‘직원들 호주머니에서 몇 십만원씩 빼앗아가다시피 하면 누가 좋아하겠는가...’  ‘어쩔 수 없이 직장생활 좀 할려고, 독촉에 시달리고, 찍히지 않으려고, 박봉의 봉급 가운데 개인 할당량의 티켓을 구매하고 있으니 어찌 황당하지 않겠으며 슬프지 않겠는가’라는 글과 함께 읍면동의 이통장, 주민자치위원회, 부녀회 등에도 할당량이 책정된 듯한 늬앙스가 풍기는 글도 보인다. 이와 같은 억지춘양에 심지어는 기자에게 전화로 민원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사실 그동안 영암에서 벌어지는 F1대회와 광양에서 펼쳐졌던 국제아트서커스를 비롯하여 오는 10월 나주에서 개최될 국제농업박람회 등 전남권에서 개최되는 각종 유료행사에 공무원을 비롯한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거의 강제로 입장권을 구입해야만 했다. 불문율이다시피 한 관행에 이처럼 반발이 심한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할당량에 거의 매일이다시피 한 주무부서의 독촉에 심한 압박감에 따른 스트레스로 보여진다. 물론 지역에서 개최되는 국제적 행사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솔선수범하여야 한다는 의무감 역시 가진 시민과 공무원들도 상당수 있다.

하지만, 국제적 이벤트를 실시하는 목적이 ‘시민의 정신적 욕구를 충족해 주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며, 산업을 진흥시키고, 세계화시대를 맞아 국제교류를 확대하는 등’으로 정의한다. 그래서 ‘첫째, 시민들의 욕구에 적극 부응. 둘째, 사람과 사람 사이에 새로운 발견으로 서로 감동나눔. 셋째, 주최자의 좋은 이미지 형성. 넷째, 지역사회의 활성화 기대. 다섯째, 시민의 자긍심과 내부 단결 도모. 여섯째, 새로운 가치 창조. 일곱째,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파급효과 기대‘ 등의 세부적 목표 달성에 노력하는 것이다. 이러한 모든 것은 ’오늘을 사는 이들에게 즐거움과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려는 것‘에 포커스를 맞춰야 할 것이다.

삶의 질과 절대적 상관관계인 세계경제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지식경제에서 창조경제로 이동하고 있는 오늘의 시대는 성장동력이 혁신(Innovation)에서 창의성(Creative)으로 대체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자치단체에서는 창조적 지역발전과 관련된 업무를 행정공무원이 처리하고 이와 관련된 최종결정권을 자치단체장이 가지면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다. 그 가운데 지역민의 요구를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기회가 없는 경우와 가시적이고 과시적인 성과중심의 행정성향은 문화자원의 가치발굴과 전통유산의 현대적 재창조에 역행하는 결과를 낳으며 시행착오의 반복으로 귀결된다.

따라서 ‘순천 700년의 꿈’이란 거창한 구호로 시작된 2013국제정원박람회는 물론 치열한 지역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고 나아가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여 가시적이고 과시적인 성과중심의 행정성향은 바꿔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