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9월 22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순천시지부 사무실이 폐쇄되면서 순천시지부 노조원들은 시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7명의 공무원이 해직되고, 순천시의 전공노 탈퇴 종용과 이에 맞선 노조원들의 법정 투쟁 등 긴 시간 동안 어려움이 많았다. 이후 해직된 공무원이 복직되고 노조원들은 다시 사무실 문을 열어 줄 것을 부시장과 집행부 간부들에게 요청하였으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한다. 이러던 차에 ‘만사소통’을 외치는 현 시장의 입성으로 노조원들은 갈채를 보내는 한편, 이제 사무실 문이 열릴 것이란 희망을 가진다. 이들의 이러한 희망에 부응이라도 하는 듯, 현 시장은 취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 6월 30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조직 안정과 시정의 연속성을 위해서는 행정이 업그레이드되고 뭔가 달라졌다는 변화를 시민들이 직접 느낄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이번 페스티벌을 구성하게 됐다”고 말하며 ‘정원박람회 성공기원과 시정 각 분야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모으기 위한 시청 공무원들로 ’만사소통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이처럼 소통의 가치를 앞세우는 시장의 모습에 한껏 고무된 노조원들은 이제 곧 사무실 문이 열릴 것이라 믿었다. 그런데 4개월이 지나도록 노조사무실과 관련하여 이렇다 저렇다 말이 없는 가운데 문은 아직도 용접된 채 그대로이자 노조원들 사이에 수군거림이 일렁인다.

이에 전공노순천시지부 정책기획부장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시장님께서 당선되시고 시정발전을 위하여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것 에 감사드리며 바쁘신 가운데서도 건강은 항상 챙기시기 바랍니다.”면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순천시지부 사무실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아직도 폐쇄된 상태로 있으며, 폐쇄된 사무실을 보고 있노라 하면 지난날들의 아픔이 가슴속에서 꿈틀 거리며 분노가 솟구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폐쇄된 공무원노조 사무실은 순천시의 불통의 상징. 시장님! 순천시지부 임원들과 조합원들의 아픔이 해소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고 ‘만사소통’을 외치는 시장에게 하소연 한다.

현 시장은 취임하자마자 ‘행여 과로로 쓰러질까’ 걱정하는 전공노순천시지부 노조원의 말처럼, 눈앞에 다가온 정원박람회의 성공을 위해 동분서주, 미처 건강마저 제대로 챙기지 못할 정도로 강행군의 연속이다. 따라서 시청 조직 내의 세세한 부분까지 미처 살필 겨를이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밖에서 잘 해도 ‘안에서 새는 비는 집을 쓰러뜨리게 만듬’을 기억해야 한다.

70일도 채 남지 않은 대선에 나선 각 후보군들이 앞 다투어 외치는 ‘소통’은 2012년의 키워드다. 이에 따라 최근 서점가에 ‘소통은 우리의 ‘시대정신’이자 한 개인의 삶에 있어서도 무척이나 중요한 능력이다. 소통은 자신을 표현하고 타인의 의견을 들으면서 서로가 ‘하나’가 되는 과정이고, 그래서 ‘같은 목표’를 향해 가는 훌륭한 가치다. 이 책이 부디 여러분의 소통 능력을 높이는 데 적지 않은 기여를 할 수 있길 희망 한다‘며 박원순 서울시장이 적극 추천한 박춘희 현 송파구 구청장이 쓴 ’만사형통을 원하는가? 그렇다면 만사소통하라’는 부제의 “춘희의 봄. 바람 소통”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저자 박춘희 구청장은 38세에 사법시험공부를 시작해 49세에 합격한 ‘9전 10기’의 주인공이자, 대한민국 사법시험 역사상 최고령 합격자였다. 늦깎이 변호사 시절을 거쳐 송파구청장에 당선된 후, 그녀가 보여 준 모습은 말 그대로 파격과 신선한 혁신의 연속이었다. 특히 공무원 조직 자체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킨 것은 물론, 구청에서도 ‘배려 행정’, ‘소통 행정’을 잘 보여 주어 지난해인 2011년도 문화·복지·소통 분야에서 전국 자치구 중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사람’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현 시장은 상하 좌우의 대인관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만사소통’을 외쳐 재입성에 성공하였다. 시정을 잘 이끌어 ‘능력으로 평가 받겠다’는 선거 구호와 같이 시정을 잘 이끌기 위해선 수족(手足)과 같이 한 몸으로 움직이는 시청조직원간의 화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를 위해선 배려와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현 시장은 무엇보다 조직 구성원 간의 소통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신뢰에 대한 믿음이 없는 조직이 되면 구성원들이 아예 입을 열지 않는다. 또한 조직원 간의 회의는 수뇌부의 논리에 대한 설명회이고 지시의 장이 되어 버린다. 다시 한 번 진실성을 갖고‘정말 뭐가 제일 어려울까? 그리고 어떤 때 보람을 느낄까? 그래서 어떻게 도와주면 일이 더 잘될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 한다. 시대의 트렌드인 창발성의 시대에 보다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조직이 되기 위해선, 1등이 되기 위한 이기적인 경쟁이 아닌 배려와 소통으로 서로 나아가기 위한 이타심이 바탕이 되는 경쟁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며, 선거과정에서 시민에게 외친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선택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