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 문재인 후보 찬조연설

- 국민통합시대를 열어갈 대통령 -

2017. 05.03(수) 22:40

[국회/아침신문] = 김부겸 의원, 문재인 후보 찬조연설(최종안)

- 국민통합시대를 열어갈 대통령 -

방송일시 : 2017년 5월 3일 19시 SBS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대구 수성구 출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김부겸입니다.

대통령이 탄핵되었습니다.
우리 헌정사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천 만이 넘는 촛불 민심이
불공정하고 정의롭지 못한 나라를
근본적으로 다시 바로 세우라고
명령하신 겁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거가 무엇입니까?
잘 하면 다시 기회를 주고,
잘못 했으면 뽑지 말아야 합니다.
잘 해도 찍어주고, 못 해도 찍어 주다 보니
보수 정당이 저렇게 국민 무서운 줄 모릅니다.
이번 기회에 정신을 차리고
자세를 가다듬으라는 의미에서도
매를 드셔야 합니다. 그것이 선거입니다.
맨날 북한 끌어다 종북 좌파 타령이나 하고,
노동자들 비난하고, 재벌 편들고...
그런 게 제대로 된 보수 아니지 않습니까?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몇 차례의 대선과 이번 대선은 다른 점이 있습니다.
종래에는 여당 후보와 야당 후보가 팽팽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선거는
야당 유력 후보 간의 1~2위 경쟁,
좀 더 솔직하게 표현하면,
문재인 후보를 대통령으로 지지하느냐 반대하느냐가
쟁점인 선거가 되었습니다. 

아시겠지만,
저는 지난 민주당 당내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섰던 주자였습니다.
그런데 도저히 힘에 부쳐 스스로 하차했습니다.
그런 제가, 요즘 새벽 6시에 나가
밤늦게까지 문재인 선거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대구, 경북 구석구석을 돌며 호소하고 있습니다.
불과 20~30명의 청중만 있어도 달려가
간곡히, 간곡히
문재인을 도와달라고 호소 드리고 있습니다.

왜?
제가 왜 이렇게 죽기 살기로
문재인을 지지해 달라고 뛰어다니겠습니까?
저 김부겸은 당내의 경쟁자이기 이전에
더불어민주당의 당원이기 때문입니다.
국민과 민주당이 문재인을
정권교체의 적임자로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선거 첫 날, 문재인 후보가 대구를 가장 먼저 찾아 왔습니다.
첫 유세를 대구에서 시작했습니다.
아마 전국에서 제일 표가 안 나올 곳이 대구경북일 겁니다.
그런데 그 척박한 곳을 가장 먼저 찾아왔습니다.
대통령 선거에서 대구를 첫 유세지로 한 건
역대 야당 후보로서는 처음입니다.

그날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습니다.
대구에 민주당 당원이 다 모여 봤자 얼마나 되겠습니까?
거기다 비까지 오니 얼마나 썰렁했겠습니까?
문재인 후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대구 대통령, 부산 대통령, 광주 대통령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의 대통령이 되고 싶습니다!
대구도 웃고, 부산도 웃고, 광주도 웃고,
그렇게 전국이 웃다보면 국민통합이 저절로 되지 않겠습니까?
대구 시민이 저를 그렇게 좀 만들어주십시오.”
봄비치고는 제법 굵었던 빗물이 어느새 제 마음까지 적셨습니다. 
제가 35년 전 재야운동을 하며 먹고 살기 위해
복사 가게를 운영하던 경북대학교 북문 앞이었습니다.
저는 그날 문재인의 진심을 보았습니다.

내리 3선을 하던 경기도 군포 지역구를 내놓고
대구로 내려가 국회의원 선거 한 번, 시장 선거 한 번
그렇게 두 번 떨어지고 겨우 당선된 저 김부겸,
지역주의에 맞서 영호남이 화합하는 데 앞장서는
그런 정치를 해 보겠다고
대단치도 않지만, 그래도 정치 생명을 걸었던 저에게
지역주의를 넘어 국민통합대통령이 되겠다는
문재인 후보의 모습이 얼마나 고마웠겠습니까?
제가 사랑하는 대구를 문재인 후보도
이만큼 생각하고 있구나 싶어서
좀 민망한 말씀이지만, 제가 마음속으로 울컥했습니다.

자신에게 결코 우호적이지도 않고
지지율이 잘 나오지도 않는,
직전 선거에서 결정적 패배를 안겼던 지역조차
그렇게 보듬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문재인의 포용력을 보았습니다.
그의 어진 마음을 보았습니다.

대통령이 탄핵되는 바람에 치러지는 선거인지라
그 과정에서 갈등이 첨예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끝나고 나면 모든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는
그래서 상처와 분열을 치유하는 대통령이 나와야 합니다.
다음 대통령은 어진 사람, 포용력을 갖춘 사람이어야 합니다.
저는 감히 단언합니다.
‘문재인이 바로 그 답이다’ 이렇게 단언합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선거 이후를 생각해 봐야 할 때입니다.
여러분은 투표일 바로 다음날
5월 10일 들어설 새 정권의 시대적 과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두 가지 과제를 꼽습니다.
하나는 적폐 청산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국민 통합입니다.

적폐 청산이란 말은 사실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적폐는 과거의 잘못된 제도나 관행을 말합니다.
절대 사람이나 세력을 가리켜 적폐라고 해서는 안 됩니다.
사람과 세력은 대화하고 통합해야 할 대상이지,
청산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적폐 청산의 당위와 내용)

새로 출범할 정권은
우리 대한민국을 불공정 불균형 불평등의 승자독식 사회에서
시대적 과제인 공정한 사회, 정의로운 나라로 만들어야 합니다.

상식이 말 그대로 상식이 되고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추운 겨울 날, 천 만 촛불이 보여준 분노의 민심은
단지 대통령 한 사람의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 곳곳에 또아리 틀고
불공정, 불평등, 부패를 당연시 여기며
국민의 이해와 공공의 이익보다는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에만 골몰하는
몰염치한 기득권 구조를 없애라는 것이었습니다.

나라의 부를 독점하려고만 하는 재벌의 탐욕을 멈추게 하고
권력과 특권을 당연시하는 검찰을 개혁하고
제왕적 대통령 권력을 제한하고 분산하고
중앙정부에 집중된 권한을 지방정부로 분권해야 할 것입니다.

권한의 집중과 자원 독점의 상징인
재벌공화국, 서울공화국, 검찰공화국을 확 뜯어 고쳐야 합니다.

(국민통합의 당위와 내용)

새 정권의 또 다른 시대적 과제는 국민 통합입니다.
국민을 통합하는 것이 정치입니다.

국론이 분열되고 국민들의 마음이 하나로
모아지지 못하면,
어떠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과제도 풀 수가 없습니다.
개혁은 더욱 더 멀어지게 됩니다.

우리 국민들은 IMF 국가부도 사태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눈물 어린 호소와 진정성을 믿고
집안에 모아 둔 금반지, 돌반지를 팔아
한 마음으로 국가위기를
극복한 귀중한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국민통합이야말로 개혁의 가장 확실한 동력입니다.
국민의 뜻과 마음이 모여야
대한민국 공동체의 운명을 위협하는
경제위기를 근본적으로 치유하고
안보위기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더불어민주당이 집권하더라도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당과의 연대와 연합은 필수적입니다.

왜 그런가?
국민들의 절규에 가까운 국가 대개혁의 과제인
재벌개혁, 검찰개혁, 국정원개혁, 교육개혁 등을 하려면
각종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야 합니다.
최소한 국회 과반수 이상 동의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선거법도 바꿔야 합니다.
국회의원들의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선거법은
헌법을 바꾸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난제 중의 난제입니다.
무한정쟁을 유발하는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로는
더 이상 국민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정당체제를 구성할 수가 없습니다.
국민의 의사가 국회 구성에 온전히 반영되는
선거제도로 바꾸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차기 정부는 개헌을 해야 합니다.
이미 문재인 후보는 내년 지방선거와 함께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붙이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이미 모든 후보들도 다 개헌을 공약했습니다.
그렇다면 어차피 개헌은 이루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어차피 할 개헌이라면 확실히,
그리고 너무 혼란스럽지 않게 추진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원내 제1당인 민주당이 집권해야
개헌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습니다.

민주당이 집권해서 
국민의당이나 정의당은 물론, 바른정당까지 힘을 모아야만
개헌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연대와 대통합의 과제는 선거가 끝나자마자 들어설
새로운 정부의 최우선의 과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거기에 저 김부겸이가 전초병이 되어
앞길을 터나가겠습니다.
그렇게 통합된 기운으로 나라의 근본을 다시 세우겠습니다.
다시는 ‘이게 나라냐’는 절규가 나오지 않게 하겠습니다.

(경제 위기)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우리 대한민국은 전례 없는 큰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사상초유의 취업난으로 지금의 청년세대는
유사 이래, 부모세대보다 더 못사는 세대가 될 것이라고
절규하고 있습니다.
600만이 넘는 자영업자들은 월세 맞추느라
자신의 인건비조차도 가져가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800만이 넘는 비정규직 노동자는 하루하루 고용불안에 떨며
내일을 계획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임금노동자
4명 중의 1명이 노동빈곤층입니다.

소득과 부의 불평등은 너무나 심각합니다.
소득 상위 10%의 국민이 나라 전체 소득의 절반 가까이를 가져가고
하위 50%가 전체의 10%에 훨씬 못 미치는 소득을
나눠 가지고 살아야 하는 사회.

상위 10%의 국민이 국가 전체 자산의 66%를 가지고 있고
하위 50%가 겨우 2% 정도만을 가지고 있는 나라.
불공정한 시장과 불균형 성장방식이 낳은 결과입니다.

재벌∙대기업들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수백조의 사내유보금을 쌓아놓고 있는 상황인데
서민들의 가계부채는 급증하고

수많은 중소상인들은 얼어붙은 경기 속에
곧 가게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한계상황에서
신음하고 있습니다.

소수만이 잘 사는 나라,
중산층이 사라진 나라,
다수가 빈곤한 극단적인 양극화 사회,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무너진 사회.

이대로는 도저히 안 됩니다.
지금의 모습으로는 대한민국 공동체가 더 이상 지속될 수 없습니다.
이런 나라를 우리 아들딸들에게 물려줄 순 없지 않습니까?

IMF때보다도 더 어렵다는 경제난국을 풀어 갈
지혜와 용기와 결단이 필요합니다.
문재인이 누구보다 이런 서민의 아픔을
잘 알고 있는 후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안보 위기)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북한 김정은 정권의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로
시작된 도발로 인해
한반도의 위기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지만
정작 우리는 배제된 채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 문제를 논의하는 기막힌 상황이
지금 우리가 처한 외교·안보의 현실입니다.

대통령에 당선되자말자 준비기간도 없이
그 다음날부터 바로 국정운영을 떠맡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럴 때 누가 대통령이 되어야
하루라도 빨리 나라가 안정되고 위기가 극복되겠습니까?
저는 국정의 한복판에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들과
한반도 문제와 국제관계를 다루어 본
풍부한 경험이 있는 문재인 후보라고 생각합니다.

무능한 보수정권 10년이 빚어낸
경제위기, 안보위기의 극복을 위해서는
국민의 마음과 뜻을 한 데 모으는
진정으로 국민 통합을 이룰 수 있는 대통령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정쟁만을 일삼았다고 국민적 비난을 받고 있는
국회도 대화와 타협이 절실합니다.
현재 우리 국회에는 네 개의 당이 교섭단체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국가 위기 시에는 원내 제1당이 책임지고
이 상황을 돌파하도록 하는 게 순리라고 봅니다.
이렇게 혼란스러운 시기를 맞아,
한국사회와 한국정치가 똑바로 나아가게 하려면
문재인과 민주당에게
위기극복의 책임을 맡기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음의 문을 열어주세요)

아직도 민주당과 문재인후보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분들께 호소 드립니다.
역사의 수레바퀴를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역사는 순리대로 가야 세상이 빨리 안정됩니다.
여당이 잘못 했으면 야당에게 기회를 주셔야 합니다.
작은 정당보다 큰 정당이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런 상식과 순리로 판단한다면,
이번에는 문재인에게 책임을 맡기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겠습니까?
문후보에 대해 마음의 문을 열어 주셔서
이 나라의 장래를 함께 고민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어떤 분은 ‘문재인 후보는 안보가 불안하다’고 하십니다.
문재인 후보, 특전사 갔다 왔습니다.
말로만 안보 안보, 그거 누가 못합니까?
북한을 당장이라도 무너뜨릴 듯이 호언장담 했던
보수정권이 뭘 해결했습니까?
국제정세가 그렇게 간단치 않은 것
여러분들도 다 아시지 않습니까?
또, 지금 최고의 안보 과제는
북한 정권의 핵과 미사일 도발로 야기되는
한반도 긴장상황입니다.

예측불허의 북한 정권을 상대하는 데
채찍만으로 안 되고,
당근만으로도 안 된다는 거
이제 우리 국민들은 다 알고 계십니다.
이제는 한반도 주변 6자회담 당사국들과
긴밀한 협력과 대화를 통해
북한 정권을 압박도 하고 달래기도 해야 하는 것이
최고의 안보입니다.

경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입만 열면 강성 노조 때문에
경제가 다 죽게 생겼다고 주장하는 후보가 있습니다.
그래서 기업들의 기를 살려줘야 한다고 난리를 칩니다.
툭 하면 대놓고 재벌 편을 듭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국가는 기업 편도 들고 노동자 편도 들어야 합니다.
한쪽 편만 들게 아니라,
양쪽 다 나라 경제를 살리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귀한 존재들입니다.

북한 문제도 그렇고
경제 문제도 그렇고,
항상 균형 감각이 중요합니다.
그게 국가를 책임진 지도자의 올바른 자세일 것입니다.
균형 감각은 통합의 정치를 위한 대통령의 필수 덕목입니다.

문재인!
재야 변호사의 정의감이 있습니다.
청와대 비서실장의 경륜이 있습니다.
특전사 모범 사병의 애국심이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기호 1번, 문재인
국민통합시대를 열어갈 대통령,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할 구원투수
문재인에게 기회를 한 번 주십시오.

오늘 특히,
대구·경북 시도민 여러분께도 호소 드립니다.
대구·경북의 생각이 대한민국의 생각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 주십시오.
우리의 아들딸들이 당당하게
대구·경북 출신이라는 것을 자랑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우리는 함께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내일을 열어가야 합니다.

기호1번 문재인!
꼭!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문석 jlms10240@hanmail.net        이문석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