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지원 선재성 지원장

재판의 원칙은 일단 법원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부터 말씀 드리겠습니다.
법원을 영어로 말하면 은 코트(court)라고 합니다. 그런데 코트라는 말뜻에는 <법정>이라는 말 뜻 도 있고, <테니스 코트> 같은 것으로 말하기도 하듯이 무엇인가를 “이루워 지는 장”을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런 한편에 영어사전을 찾아보면 코트라는 말뜻에는 ‘토론장’ 이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그래서 포럼이라는 단어 역시 법원이라는 의미로 쓰여집니다. 그래서 “법원은 토론장이고 재판은 토론하는 것이다”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재판의 원칙이라고 한다면 토론의 원칙이 되겠지요. 그럼 토론의 원칙은 무엇이냐(?) 저희들은 토론을 주제하고 그 토론의 결과를 정리하고, 그 토론을 법률이라는 기준에 맞추어서 결론을 내려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저희들의 임무입니다. 그래서 두 가지 접합이라 하는 것은 <토론을 어떻게 진행 할 것이냐> 라는 문제하고 또 <결론을 어떻게 내릴 것이냐>에 대한 문제가 되겠지요.
그 측면에서 말하자면 토론을 어떻게 진행 할 것이냐 하는 문제는 먼저 신속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자기 평생의 복잡한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민사사건을 가지고 있거나, 형사사건으로 기소가 되었거나 구속이 되었거나 하는 등 매우 불안한 처지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혼사건 역시 가정의 문제가 빨리 해결이 되어야 하고, 그래서 그러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토론이기 때문에 빨리 진행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두 번째는 토론을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정해야 된다는 것은 당연한 겁니다. 토론이기 때문에 저희들의 입장에서는 잘 들어야 되겠죠. 잘 듣고 토론 참가자들이 어떤 토론이 이뤄지고 있는지, 그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여해 토론에 잘 참여해 자기가 하고 싶은 표현이나 생각을 모두 다 표현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하고 있는 알수 있는 재판 보이는 재판입니다.

법정에서 많은 이야기들이 대화로서 이루어져야 된다. 종전에 서면(書面)으로만 교환하던 것은 토론이 아니다 라는 것이다. 알 수 있는 토론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재판토론 운영 면에서 신속해야 하고 공정해야 하고 알 수 있는 토론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다음 결과에 해당하는 판결이라는 부분은 당연히 공정성과 사회적 타당성을 가지는 판결이 나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형식적인 법의 논리에 따르기 보다는 물론 법에 기준은 해야겠지만 형식적으로 결론을 내려서는 안됩니다. 실질적으로 이 토론에 참석한 사람이 분쟁에 종결을 짓고, 정상적인 사회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실질적인 문제해결을 할 수 있는 답을 주어야 한다는 게 법원이 생각하는 재판의 원칙입니다.

열린법원 이란 구호을 내세우고 있는데요. 열린법원의 특성에 대하여 말씀을 해주십시오.
그 동안 우리 법원은 일반인들이 보기에 거부감이 있는 곳 이었습니다. 법원을 보면 너무 어려운 이야기만 하고, 딱딱하고 항상 권위적이고 고압적인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우리 사회가 시민사회로서 충분히 성숙하지 못한 부분입니다. 약간의 권위주의가 있던 시절에는 그렇게 해도 크게 국민들에게 반발이 없었지만, 지금은 국민들의 의식이나 이런 부분이 성숙해 있고, 사회적으로도 모든 것이 오픈되어 있다 보니까 그것을 기초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워지는 사회입니다.
그런데 종전대로 해서는 도저히 국민들에게 제대로 기여하는 법원이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엔 법원 스스로 적극적으로 국민들과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적극적인 국민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법원이 먼저 문을 열고 받아들이고, 또 찾아가고 하자는 취지입니다.

다양한 여러가지 시도들이 있는데, 우선 재판분야에 있어서는 <문턱을 낮추자>는 것부터 시작을 합니다. 그래서 민원인들이 법원을 방문 했을 때, 조금 더 편안하게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자 라는 것이 법원이 추구하는 열린법원의 모토입니다. 민원인들에게 친절해야 하고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법정에서는 알기 쉬운 재판, 종전과는 사뭇 다른 재판으로 기억되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기존에는 재판이 어떻게 되는지, 자신의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알 수가 없었고, 또 어떻게 결론이 나올지도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밀실에서 혹은 판사실에서 심지어는 변호사들하고 협의를 해서 결론내리지 않느냐는 의구심까지 받기도 했죠.
하지만 지금은 법정에서 국민들이 자신의 사건이 어떻게 처리가 되는지 알권리가 있고,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법정에서 구술(口述)로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하도록 하고, 또 법원도 그런 주장을 정리해서 맞느냐고 물어보고 상대방에게 확인하면서 사건의 문제점의 쟁점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것입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법원은 그 주장에 법률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여부와 증거가 충분한지 불충분한지를 따져 법원의 심증을 법률이 가능한 부분 내에서 표현을 하고 해서 실질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도록 하자는 것 이죠 법정에서…

일반국민들에게도 좀더 다가가서 법원을 국민들이 친숙하게 느끼도록 하고, 더 나아가서 법원은 국민들의 것이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돌려 주자라는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분위기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학생들을 초청해서 견학행사를 갖는다든지 학교나 많은 사회단체에 방문해서 법률교실도 운영하는 것이고요. 최근에는 법원 내에 봉사단체를 만들어서 불우한 이웃이나 노인, 장애인들을 돕는 활동도 하고, 주변마을과 환경정리 등 여러가지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법원이 먼저 다가가서 국민들에게 법원을 친숙한 곳으로 느끼게 하기 위해서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국민들이 법원을 알 수 있도록 <명예민원실장 제도>라는 것도 시행할 예정이구요. 시민들이 오셔서 민원실장 직함을 달고 직원들이 업무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또 재대로 서비스를 하고 있는지를 체크해서 저희들에게 알려주는 제도로 운영을 할 계획입니다. 재판에 관련해서 순천에서는 배심원 제도가 시행되고 있지 않지만은 <일일 명예배심제>라는 제도를 시행할 예정입니다. 이 제도는 많은 시민들을 초빙할 수 는 없지만 시민들을 초빙해서 판사들이 어떻게 일하는지를 판사실에서도 보고 또 법정에서도 보고 그 후에 직접 보신 의견을 저희에게 전달해 주시면 그걸 참고삼아서 조금 더 재판 업무를 잘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에 있습니다.

순천법원을 들어선 순간 예전과는 다른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이 되는되요, 지원장님이 보시는 순천법원 어떻습니까(?)
무엇보다도 순천시민들이 법원에 와서 ‘도움이 되었다’ ‘오길 잘했다’ 또 오신 김에 ‘무언가 볼거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문화공간 서비스도 제공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입니다. 무엇보다도 법원을 방문하셔서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느끼고, 무엇인가 좋은 것이 있었다라는 느끼도록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만 예산상 사정도 있고 여러 가지 하루아침에 직원들의 마인드나 이런 부분이 바뀌지 않아 아직은 완전하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기본방향은 법원 시설과 공간은 시민의 공간이기 때문에 시민들이 방문하셔서 자신의 권리로써 제도를 이용하고 시설을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복도나 건물 내에 전시 중인 작품은 진품은 아니지만 ‘고흐’나 ‘모네’라든지 서양의 유명한 화가들의 포스터를 구입해서 민원인들이 움직이는 동선부분에 배치를 했습니다. 그러므로 자신이 지치고 답답한 상황이지만은 무의식 적이라도 그런 곳에 눈길이 가면은 조금이나마 위안이나 편안함을 느낄 수도 있고, 또 복도에 클레식 음악을 방송하는 것도 조금 더 마음이 편안해 질수 있기를 바라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순천법원은 전국적으로 유례없이 다른 법원과 달리 시청 이동민원실이 설치돼 있다는 점입니다. 등기를 할 경우 계약서 검인을 받아야 하고 실거래가 등록을 해야 하고 취득세, 등록세 고지서를 받고 또 그것을 납부하고 채권을 사야하는 등 이런 복잡한 부분을 같이 해야 합니다. 통상적으로 등기를 하시는 분들이 법원과 시청을 왔다갔다 해야하는 번거로움을 줄였습니다. 시민들이 시간과 비용의 낭비를 해야 하는데 순천법원에는 시청의 민원파트들이 나와 있기 때문에 한곳에서 일괄적으로 원스톱 서비스가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전국어디에도 없습니다. 순천에서만 시행되고 있습니다.

작년에 우수법원으로 평가를 받으셨는데요.
여러 직원들의 노력과 외부에서도 관심을 가져주신 결과 작년에 대법원에서 민원인들을 상대로 만족도 조사를 한 결과 우수 기관으로 선정이 되어서 표창을 받았습니다.

법관으로서의 소신이나 사명에 대하여 말씀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저는 법관으로 입관 한지 8~9년 되었습니다. 초기에는 잘 몰랐는데 지금은 너무나 소중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 때문입니다. 저희들이 하고 있는 민사재판, 가사재판, 형사재판은 남의 인생에 관여를 하는 것입니다. 남의 인생에 관여를 해서 그 사람들의 어려운 점, 또는 그런 문제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치는 것이 저희들이 하는 일인데, 남의 문제에 어드바이스를 해줄 수 있다는 것, 또 사회적으로 볼 때는 우리 사회에서 합리성을 가지고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은 일 같습니다. 세상에서 남을 돕는 일은 기부를 해서 돕는 일도 있고, 봉사 활동으로 돕는 방법도 있지만은 그에 못지않게 그 사람의 문제에 대해서 합리적으로 해결 할 수 있는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해 줄 수 있는 것, 그래서 그 사람이 자신의 문제에 대해 생각을 정리하고 새로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저희 일이 가지는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법관의 소신이나 사명은 너무 거창한 이야기인데요. 저는 지금 하고 있고 맡고 있는 일, 사회적으로 크게 관심이 없는 일이라고 할지라도 그 사람에게는 가장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모든 사건에 최선을 다하자 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선재성 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