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의 계절이라는 말답게 5월은 온통 푸름이 넘실거린 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특히 그중에서도 고창 청보리 밭에는 드넓게 펼쳐진 푸른 보리평원이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넓은 평원을 보고 있으면, 고달팠던 일상은 잠시 제처 두고, 마음속에 평온이 찾아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고창의 옛 이름은 보리모(牟)자와 볕양(陽)자를 써 모양현(牟陽縣)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일까, 고창은 유독 보리가 잘 자라는 고장이다.

노령산맥의 끝자락이 보이는 드넓은 들판에 펼쳐진 고창 청보리밭, 고창군 공음면에 자리 잡은 이곳은 아직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농업지대로서 맑은 공기와 깨끗한 농산물을 만날 수 있는 아주 넉넉한 곳으로, 드넓은 30만평의 밭에 봄에는 보리, 가을에는 메밀을 재배 하는데 해마다 보리가 피는 4,5월과 메밀꽃이 흐드러지는 9월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여 울긋불긋 대지를 수놓아 일대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주고 있다.

이에 보리의 고장답게 고창에서는 매년 4월이면 청보리밭 축제가 열린다. 올해도 어김없이 17만평의 넓은 평원위에서 올해로 일곱 해를 맞는 청보리밭 축제가 열렸다.
특히 지난 4월 24일부터 5월 9일까지 보름여 동안 계속되었던 올해 축제에는 보리개떡 만들기, 보리 샛길 걷기, 보리피리 불기, 자전거와 꽃마차 타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가 열렸으며, 보리밭을 배경으로 한 통기타와 국악공연, 시낭송, 어린이 국악뮤지컬 등의 행사가 펼쳐졌고, 어른들에게는 청춘의 그 시절로 돌아가 향수에 잠기게 하고, 아이들에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보리밭에서의 추억을 만들어 주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보리밭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보리밭 길을 걸어가며, 여기 저기 이야기꽃을 피우는 가족, 연인, 혹은 친구들의 도란거리는 말소리가 마치 노래 소리처럼 내 귀를 파고들며, 아무 곳에나 카메라를 들이대도 멋진 풍경화 한 폭을 감상할 수 있는 곳, 초록은 마음의 고향이라는 말이 있다.

푸른 보리가 끝도 없이 늘어서 있는 보리밭 사잇길을 걷다보니, 저절로 노래가 흘러나오고, 누구나 평온해 지며, 분명 축제의 장에 와있는 데, 나 홀로 넓은 초원위에 있는 것 같은 고요 속에 잠기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는 아마 초록은 진정으로 마음의 고향이기에 가능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손가락 사이를 훑고 지나가는 바람과 보리의 감촉, 그리고 그 바람과 함께 전해지는 보리의 향기, 이 모든 것이 내 몸을 편안하게 이완시키며, 이곳이 진정 천상이구나 하는 생각을 떨 칠 수 없는 그곳,... 5월이 다가기 전에 아니 푸른 실록이 다 지기 전에 꼭 한번 들러보길 바래본다.